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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 푸른밤 원곡 이야기 - 최성원

treeOF 2021. 6. 26. 11:54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으신가요? 저는 '제주도의 푸른밤'을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밴드 들국화의 멤버 최성원이 작사, 작곡한 이 노래는 본인이 힘들어 제주도에 내려갔을 때 만들어졌습니다. 과연 이 노래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1987년 들국화 - 제주도로 간 이유

들국화-베이시스트-최성원
들국화 베이시스트 최성원

 

최성원이 베이스를 맡았던 밴드 들국화는 1986년 2집 준비과정에서 멤버들의 갈등이 깊어집니다. 1집의 큰 성공에 비해 들국화의 2집은 평가가 좋지 못했습니다. 또한 1987년 가을, 밴드 들국화의 멤버 전인권과 허성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되는 악재까지 겹칩니다. 일련의 안 좋은 사건 속에서 최성원이 떠나기로 정한 곳이 제주도였습니다.

 

최성원(들국화 멤버)

"울적해서 무작정 떠난 곳이 제주였죠.
어머니와 절친한 친구의 딸 집에 두 달가량 신세를 지기로 했어요.
맞아요. 딱 요맘때였죠. 한번도 안 한 얘긴데…."

경향신문(2013.11.20.) 中


 

2. 푸르매가 살고 있는 곳

제주도의-푸른밤-노래-주인공-김푸르매
노래의 주인공 김푸르매 (출처: MBC 사람이 좋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지인의 집에 머물게 된 최성원은 지인의 딸을 봅니다. 도시의 아이들과는 다른 생활을 하는 소녀에게서 최성원은 무언가를 느낍니다. 학교를 다녀와서 바다에서 놀고, 책을 보며 노는 소녀의 이름은 (김)푸르매였습니다. 노래의 가장 끝에 '푸르매가 살고 있는 곳'으로 등장합니다.

 

한편, 지인의 남편이자 작곡가인 김욱은 최성원과 많은 음악적 교류를 했습니다. 노래를 부르고 두 사람이 귀가할 때 최성원은 우연히 밤하늘을 보았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푸른 밤하늘에 옆에 있던 김욱 씨에게 왜 이렇게 푸르냐고까지 물었다고 합니다. 기존의 도시와는 다른 생활, 풍경이 결국 '제주도의 푸른밤'이라는 명곡을 탄생시키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최성원(들국화 멤버)

"동화책을 보고, 바다에서 놀고 이런...
서울애들이랑 너무 달랐어요. 푸르매가"

MBC 사람이 좋다(2015.11.07.) 中 

최성원(들국화 멤버)

‘제주도 푸른 밤’은 지금의 정방폭포 매표소 인근
칠십리로 길가에 있던 집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고개를 들었는데, 밤하늘이 온통 푸르더군요.
너무 놀란 나머지 김형에게 왜 이러냐고 물었을 정도라니까요.
청명한 밤이면 바로 여기서 볼 수 있지요.”

경향신문(2013.11.20.) 中


 

3. 음악가 아버지의 칭찬

조수미-그리운-금강산-공연장면
조수미 그리운 금강산

 

최성원의 아버지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명한 최영섭입니다.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도 최영섭의 곡을 부를 정도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음악인입니다. 최영섭은 큰 아들 최성원이 음악 하는 것을 반대하셨지만 훗날 '제주도의 푸른밤'을 칭찬하면서 인터뷰에서 자랑하셨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아닌 음악인으로서 최성원의 능력에 감명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영섭(최성원의 아버지)

"큰아이(최성원)가 음악하는 것을 제가 말렸어요."

"이 아이가 고려대 물리학과 1학년이었는데
졸업 후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했어요."

문화일보(2011.01.21.) 中

 


여름 휴가철에 제주도로 떠나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은 잠시 잊어버리시고 제주도의 푸른밤 노래를 들으시면서 충분한 힐링하시길 바랍니다. 이 노래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리며 감상하시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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